아침의 향기

옹로유감(擁爐有感) - 이규보

fractals 2022. 1.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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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롯불을 쬐다가 느낌이 있어서

                                            - 이규보

사람은 음양의 이치 피할 수 없는 것

천지가 시키는 대로 따를 수밖에

어떤 사람은 천하고도 궁하게 하고

어떤 사람은 부하고도 귀하게 하네

이미 조물주의 손에 달렸으니

원망할 것도 즐거워할 것도 없네

이 불은 돌에서 생긴 것이며

이 화로는 쇠로 만든 것이네

불 꺼지면 몸 움츠러들고

불타오르면 몸 다시 펴지네

하찮은 저 불 타고 꺼지는 것 때문에

움츠리고 펴지는 것 마음대로 안 되네

이미 하늘의 운수를 피하지 못할진대

달게 하늘을 따르는 백성 되리라

하지만 또 물건의 제재를 받게 되니

이 몸 진귀할 게 뭐 있는가

물에 젖고 불에 타지 않은 뒤라야

참된 내 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네

 

 

擁爐有感(옹로유감)

 

人莫逃陰陽(인막도음양) (逃달아날도)

天地所役使(천지소역사)

或令賤且窮(혹령천차궁)

或使富而貴(혹사부이귀)

旣關造物手(기관조물수)

無怨亦無喜(무원역무희)

此火石所化(차화석소화)

此爐鐵所遂(차로철소수)

火滅則縮身(화멸즉축신)

火炎身復伸(화염신부신)

區區火有無(구구화유무)

縮伸不由人(축신불유인)

旣莫避天數(기막피천수)

甘作天之民(감작천지민)

又爲物所制(우위물소제)

此身安可珍(차신안가진)

水火不焦濡(수화불초유)

然後身迺眞(연후신내진)

 

조금은 힘든 목요일입니다. 그래도 힘내봅니다. 젖은 몸을 불에 쬐이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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