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묵소거사자찬 - 황산 김유근
마땅히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한다면 시의에 맞는 것이고,
마땅히 웃어야 할 때 웃는 것이 중용(中庸, 치우치지 않음)에 맞는 것이다.
옳고 그름 사이에서 일을 처리함에
그리고 굽히고 펴고 쇠하고 성할 일들을 맞을 무렵에
행동할 때는 천리(天理)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고,
조용하게 있을 때는 인정(人情)을 거스리지 않는다.
침묵할 때는 침묵하고, 웃을 때는 웃는다는 뜻은 매우 대단한 일이리다.
말을 하지 않더라도 내 뜻을 깨우쳐 줄 수가 있으니 무엇을 탓하며,
중용의 도를 터득하여 나의 감정을 나타낼 수 있으니, 웃는다 한들 무엇을 금심하랴!
힘쓸 것이니라.
내 자신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묵소하면서 사는 일이 화는 면할 수 있음을 깨달았도다.
當黙而黙, 近乎時, 當笑而笑, 近乎中. (당묵이묵 근호시, 당소이소 근호중)
周旋可否之間, 屈伸消長之際. (주선가부지간, 굴신소장지제)
動而不悖於天理, 靜而不拂乎人情. (동이불패어천리, 정이불불호인정)
黙笑之義, 大矣哉. (묵소지의 대의제)
不言而喩, 何傷乎黙. 得中而發, 何患乎笑. (불어이유 하상호묵, 득중이발 하환호소)
勉之哉. 吾惟自況, 而知其免夫矣. 黙笑居士自讚. (면지재 오유자황 이지기면부의 묵소거사자찬)
반응형
'아침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에 취해 - 정지상 (0) | 2022.01.27 |
---|---|
산장의 비오는 밤 - 고조기 /고려 (0) | 2022.01.26 |
황산과 함께 짓다 - 추사 김정희(1786~1856) (0) | 2022.01.25 |
나의 견고(堅固)한 고독 - 김현승 (0) | 2022.01.24 |
매화는 평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 신흠 (0) | 2022.01.20 |